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

(1275)
운길산 수종사 운길산 수종사 이상하게 복희랑 산행약속만 잡으면 날이 얄궂다.이것도 징크스인갑다. 매사에 걱정을 사서 하는 복희는 어떻게 비오는 날 산행을 하냐며 펄쩍뛰지만, 비가 와도 바람 불어도 무조건 간다고 엄포를 놨더니 꾸역꾸역 약속장소로 시간맞춰 나왔다. 겁많은 쌩초보 산길로 데려갈 수는 없고..나도 뭐 다 생각은 있다. 부처님 앞에 불공 드리는걸 좋아하니 수종사까지만 살살 다녀오면 되겠지.. 이슬비 소리없이 내리더니 점점 잦아들고,수종사 가는 길은 안개숲이 되어 더없이 맑고 운치 있다. 오색연등 따라 40여분을 오르니 일주문이 나오고,이내 수종사에 도착한다. 다시 비는 보슬보슬 내리기 시작하고,안개로 휩싸인 경내로 풍경소리 딸랑딸랑 울려퍼진다. 고3엄마,복희는 대웅보전에 들어 그 어느때보다도 더 간절히 반야심..
설악산 공룡능선 산행일 : 2021년 5월 22일 산행지 : 설악산 산행코스 : 소공원-비선대-마등령-공룡능선-신선대-천불동계곡-소공원 산행이야기:일주일만에 다시 또 설악이다.이번엔 정말 큰 맘먹고 작정하고 나선다.어느 코스로 가든 처음부터 끝까지 쉽지 않은 설악인데,그 중에서도 힘들다고 소문난 설악의 공룡능선이라 더욱 더 몸과 마음을 단디 먹는다. 설악동에 주차하고 잠깐 눈을 붙일까 하는데,잠이 올 리 없다. 쉴 새 없이 승용차와 관광버스가 들어오고,한무리씩 쏟아져 나올때마다 소란스럽기 짝이 없다. 아마 전국에 있는 산객들 다 모인갑다. 간신히 2시간여를 때우고나서 3시 반쯤 되어 산행을 시작하는데,그 많은 산객들은 이미 다 지나갔는지 불빛 두개 동동거리는 산길이 너무 휑하여 조금 으스스 하다. 비선대에서 시작되는 산..
설악산 산솜다리,금강봄맞이,난장이붓꽃 설악산의 야생화 이맘때면 설악 공룡능선의 암벽으로 솜털 뽀송뽀송한 산솜다리가 핀다. 그리고 잿빛 바위 틈으로 앙증맞은 금강봄맞이도 피고,키낮은 난장이붓꽃도 핀다. 허나 그 귀한 꽃들을 보려면 여간 발품이 들어가는게 아닌지라 알현하기 쉽지 않다. 10시간 넘는 산행을 필요로하는 체력적인 부담감에 밤잠 설치고 오가는 품까지 더해져야하니 보통일이 아니다. 하필이면 만만치않은 공룡의 등줄기에 터를 잡아서리.. 그래도 올해는 꼭 가야겠다. 가다보면 가지겠지.. 그렇게 걷고 걸어 흙 한 줌 없을거같은 건조한 바위에 자리잡은 설악솜다리를 만났다. 위태롭게 높은 바위끝에 피어있는가하면 눈높이로도 피어 시선을 끄는데, 무더기로 피어있는 산솜다리 대가족들은 역시나 바위를 기어올라야만 만날 수 있어 약간의 모험이 필요하기도..
가평 연인산 산행일 : 2021년 5월 19일 산행지 : 연인산 산행코스 : 백둔리-소망능선-정상-장수능선-백둔리 산행이야기:부처님 오신 날,또 땡잡았다.차타고 먼데로 갈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오랜만에 연인산으로 가볼까? 하튼가,이 넘의 입방정이 문제다. 뱀나오기 딱 좋은 길이라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스르륵 내 발밑을 지나가는 기막힌 타이밍이라니.. 아악~하며 놀라는 소리에 뒤따라오던 몽몽님은 영문도 모르고 더 놀라 멈칫한다. 울창한 잣나무숲,한동안 이어진다. 푹신한 숲길이 걷기는 참 좋은데,또 뱀을 만날까 싶어 발밑이 자꾸만 신경쓰인다. 계속되는 오르막에 땀이 줄줄 흐르고.. 몇사람 추월하며 예의 지키느라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 하는것도 꽤 성가시다. 안부에 올라서야 벤치에 앉아 한숨 돌리며 사과 반쪽씩 입에 ..
설악산 귀때기청봉 산행일 : 2021년 5월 15일 산행지 : 설악산 귀때기청봉 산행코스 : 한계령-귀때기청봉-한계령 산행이야기:야호~~드디어 설악의 산불방지기간이 끝나고 설악문이 열렸다.비소식이 있지만,그렇다고 귀때기청봉의 털진달래를 놓칠 수는 없다.비를 맞더라도 일단은 오매불망 그리던 설악속으로 들어가야 직성이 풀리니까.. 이상하다 싶을만큼 도로위에 차가 없어 채 두시간도 안되어 한계령에 도착해 겨우 하나 남은 자리에 간신히 차를 꾸겨넣고나서 산행을 시작한다. 습관처럼 탐방센터를 지나자마자 만나는 첫번째 바위에 올라 꼬불꼬불한 고갯길을 내려다보는데, 오늘따라 칠형제봉이 너무 멋드러지게 우뚝 서있다. 이제 500m밖에 못왔어? 아니 아직도 1킬로밖에 못왔다구? 한계삼거리까지 걸을때마다 늘 내뱉는 말이다. 그만큼 경사가 ..
서리산 산행일 : 2021년 5월 10일 산행지 : 서리산 산행코스 : 휴양림-철쭉동산-서리산-절고개-휴양림 산행이야기:올라언니들과 서리산 가기로 약속한 날,비예보가 있지만 못먹어도 무조건 GO다.비오면 비오는대로 일단 가출(?)하여 드라이브라도 하겠다는 심산이었는데,셋 다 같은 마음이었다.두 분 다 어르신들 모시고 계신터라 어렵게 낸 온전한 하루를 비때문에 공치고 싶지는 않으셨으리라.. 입장료 일인당 천원과 주차비 이천원을 내고 휴양림 매표소를 통과해 제1주차장에 주차한다. 임도따라 쭈욱 올라가다 산길로 들어서는 방법도 있지만,관리사무소 왼편으로 나 있는 길따라 곧바로 산길로 들어선다. 이내 피톤치드 뿜어내는 울창한 잣나무 숲길이 나타나니 두 언니들 감탄사 연발하시고.. 산내음 둘레길과 갈라지는 지점부터는 경..
선자령 야생화 선자령 야생화 요 며칠 황사가 극성이더니 오늘은 모처럼 날이 맑다. 꽃나들이하기 딱 좋은 날?? 인줄 알았는데,바람이 분다는걸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그것도 몸이 휘청거릴만큼 초강력으로.. 선자령! 하면 `바람의 언덕`으로 통하는데,오늘 그 이름값 아주 제대로 했다. 수십송이의 노랑무늬붓꽃을 만나고,수백송이의 꽃마리도 만나고,수천송이의 동의나물을 만났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했던 금강애기나리도 만났다. 그러나 정상부 주변으로 한창 피어 있어야 할 꽃분홍 진달래는 아쉽게도 볼 수가 없었다. 냉해를 입어 꽃송이를 맺지 못했나보다. (2021년 5월 9일)
춘천 삼악산 산행일 : 2021년 5월 5일 산행지 : 삼악산 산행코스 : 상원사-용화봉-흥국사-등선폭포 산행이야기:또 휴일이다.한사람은 차타고 멀리 나갈 생각에 신나라하고,다른 한사람은 또 휴일이냐며 괴로워하는 눈치다. 그렇다면 한번 봐주는 셈치고 비교적 가까운데로 가볼까? 비 내린 후,싱그러운 아침.. 촉촉한 산길에 숲속으로 울려퍼지는 온갖 새들의 노랫소리에 기분마저 좋아지는 상쾌한 아침이다. 물빛 고운 의암호를 발아래 두고 걷는 길,볼수록 아름다운 호반길이다. 물기 머금은 금낭화,여기저기 피어 싱그러움을 더하고.. 상원사 마당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곧바로 깔딱고개 시작이다. 깔딱고개를 올라서면 본격적으로 암릉구간이 시작되는데, 살짝 젖어 있어 거친 바윗길이 여간 조심스러운게 아니다. `악`자가 들어간 산 치고 ..
태백산 산행일 : 2021년 5월 2일 산행지 : 태백산 산행코스 : 유일사주차장-장군봉-천제단-유일사주차장 산행이야기:참 열성도 뻗쳤지..5월에 눈구경좀 해보겠다고 새벽 3시에 일어나 4시 출발.. 사북쯤 도착하니 여전히 비가 그칠 기미가 안보이길래 우산도 살겸 편의점에 들러 컵라면으로 아침 때우며 시간을 보내고,만항재 설경에 정신줄 놓고 또 한참을 놀다보니 산행이 늦어졌다. 아홉시 산행시작이다. 한계령풀이 보고싶어 임도길 버리고 사길령 갈림길 방향으로 꺾어진다. 산괴불주머니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촉촉한 산길,맑은 공기 흠뻑 마시고 상쾌함을 만끽한다. 꿈도 야무졌지,설중 한계령풀은 개뿔.. 눈이 아직까지 남아있을리 만무한데다 한계령풀은 이미 시기를 한참 지나 몇송이 안보이고,온통 현호색 밭이다. 홀아비바람꽃이며..
봄눈 내린 만항재의 5월 만항재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설경이다. 5월에 눈이라니.. 올 3월엔 99년만에 가장 이른 벚꽃이 피더니,이번엔 또 22년만에 5월에 대설특보까지 내려졌다. 정암사를 지나자마자 산봉우리 새하얗더니 순식간에 겨울왕국이 펼쳐지는데,정말 깜놀이다. 미처 제설이 안된 만항재를 설설기며 올라 고갯마루에 올라서니 계절은 완전 한겨울이고, 새하얀 눈옷 입은 연둣빛 잎사귀들과 진달래,그리고 노오란 산괴불주머니를 보고있자니 어리둥절하다. 태백산에 눈녹을까 조바심이 나면서도 눈앞에 펼쳐진 5월의 눈풍경을 차마 두고가기 아까워 고갯마루를 내려서는동안 가다서다 가다서다를 반복한다. (2021년 5월 2일)
설중 얼레지 설중 얼레지 5월에 난데없이 대설주의보까지 내려졌으니 봄눈이 아주 제대로 내렸다. 설중화를 보는건 따놓은 당상이라며 날이 채 새기도 전에 달려갔는데,눈이 장난아니게 쌓여있어 땅가까이 피었던 봄꽃들은 다 눈속에 파묻혀 버렸다. 그나마 봄꽃 중에서도 키가 큰 축에 속하는 얼레지만 눈에 띄는데,하나같이 고개를 수그리고 있다. 가뜩이나 기온에 예민한 얼레지가 기온도 무척 차가운데 눈까지 내렸으니 꽃잎을 활짝 열 리 없는건 당연하다. 허나 순백의 눈을 뚫고 올라 온 보랏빛 여인들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하도 기특하고 대견하여 보고 또 보며 오랜시간 눈맞춤하고 왔다. (2021년 5월 2일)
은방울꽃 은방울꽃 이맘때 울엄마 산소에 가면 은방울꽃이 핀다. 비 그친 틈을 타 오빠네랑 함께 엄마 만나러 가서, 오빠랑 우리집 양반은 삽들고 괭이들고 멧돼지가 파헤쳐 무너져버린 봉분 일부를 보수하고, 올케언니는 산소 주변으로 막 올라오기 시작하는 고사리를 뜯고, 나는 만고에 쓰잘데기 없는 은방울꽃 찍는다고 이리저리 설치고 돌아다닌다. (2021년 5월 1일)